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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1 ~ H6 h1: 메밀꽃 필 무렵 h2: 메밀꽃 필 무렵 h3: 메밀꽃 필 무렵 h4: 메밀꽃 필 무렵 h5: 메밀꽃 필 무렵 h6: 메밀꽃 필 무렵 기본문단 & 각주 여름 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마을 사람들은 거의 돌아간 뒤요, 팔리지 못한 나무꾼패가 길거리에 궁깃거리고들 있으나, 석유병이나 받고 고깃마리나 사면 족할 이 축들을 바라고 언제까지든지 버티고 있을 법은 없다. 칩칩스럽게 날아드는 파리떼도 장난꾼 각다귀들도 귀찮다. 얽음뱅이요 왼손잡이인 드팀전의 허생원은 기어이 동업의 조선달을 나꾸어보았다. 인용문: 그렇지두 않을걸. 축들이 사족을 못쓰는 것두 사실은 사실이나, 아무리 그렇다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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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슬라이드쇼 YouTube 동영상 설명입니다.

우물귀신 - 고한승

옛날 옛적에 어떠한 곳에 나무를 베어다가 팔아서 살아가는 사람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나무꾼의 마나님은 어찌 영악하고 무섭고 딱정떼인지 나무꾼이 벌어가지고 들어오는 돈이란 돈은 모조리 자기가 다 뺏어가지고 한 푼도 주지 않으며, 또 저녁 반찬 맛이 조금 짜서‘소금을 너무 많이쳤다’고 하는 날에는 그 이튿날 반찬에 소금을 단 한 알도 넣지 않아서 싱겁고 싱겁게 만들어놓는 그러한 성미 고약한 마누라였습니다.그래서 나무꾼은 참다 참다 못하여 하루는 말을 타고 도망을 나왔습니다. 그것을 안 마누라가 성이 벼락같이 나서 자기도 말에 올라타고 나무꾼의 뒤를 따라나섰다가 산속에서 잘못하여 큰 우물에 빠졌습니다.앞에 말을 타고 도망하던 나무꾼이 돌아다보니까 그 모양이 되었는데 아무리 밉고 고약한 마누라라도 우물..

문인이 본 서울 - 권환

천국과 지옥 나는 이따금 서울서 가장 번화하고 문화주택 많은 한 거리를 이리저리 거닐다가 그 걸음으로 서북에 솟아있는 인왕산으로 올라간다. 그래서 그 산의 서쪽에 한 중어리에 기지(基地)의 무덤같이 수북수북 흩어져 있는 ─ 부르조아 낭만주의 시적으로 형용한다면 해빈(海濱)같은 백사장에 붙어있는 조개껍질같이 아니 처녀의 유방같이 토막촌(土幕村)의 한 거리를 이리저리 거닐어 본다. 그러면 나는 어느 듯 천국과 지옥을 한꺼번에 순례(巡禮)해보는 것같은 느낌이 생긴다.붉은 동와제(棟瓦製)의 2·3층 양옥, 혹은 후끈하는 난방장치기제(煖房裝置機製)의 푹신푹신한 안락의자 푸른 유리창 흰 커튼 그 속에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며, 키스를 하며, 인간의 향락을 다하는 모던보이, 모던 걸 ─ 나는 그러한 거리를 지내온 ..

조선(朝鮮) 가시(歌詩)의 연구 - 안확

고대 학자들은 문학상의 관념이 박약했다. 혹은 일파는 문학을 의젓한 경술(經術)의 외용물 곧 도학(道學)의 말류(末流)로 놓아두니, 최자(崔滋)· 마인순(馬麟淳)들이요, 또 혹은 문학을 일종 기술로 놓아두어 너무 숭상할 필요가 없다 하니, 이수광(李睟光)·이정귀(李廷龜)등의 설이다. 그렇듯 옛사람은 연문학(軟文學)을 중심잡고 인정의 기미를 묘사한 작품은 대수롭지 않게 친다. 그런 까닭으로 가요(歌謠)를 도외시한 투습이 있어 잡동산이(雜同散異)나 비리(鄙俚)의 물건으로 치고 말았으니, 다시 말하면, 첫째는 조선어로 지은 것은 비리하다 하여 등한히 볼뿐더러 짐짓 한자로 반역(反譯)하여 본색을 고친 것이 많으니, 『고려사』 악지(樂志)의 예가 그것이요, 둘째는 고인이 가요를 지을 때는 각 문집에 산견(散見)한..